반응형 생각 넷 (in Netherlands)29 #96> 채움 Saturday, April 29, 2017 2년 동안의 석사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2015년 1월 네덜란드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었을 당시 늦은 나이에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무척이나 부담됐던 걸로 기억합니다. 더 늦기 전에 원래 하고자 했던 것을 하기 위해 다시 공부하기를 결심하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찾아왔던 낯설었던 풍경들이 기억납니다. 매달 들어오던 월급이 사라졌고 나를 수식하던 회사에서의 내 직함이 더 이상 의미 없어졌고 무엇보다 직장인의 일상적인 습관처럼 느껴지던 소속감이 사라져서 인지 회사를 그만두고 출국을 했던 그 두 달의 기간은 무척이나 낯설고 어색했던 시간들이었음은 분명합니다. 이곳으로 오기 몇일전에 예전부터 참여해 오던 ‘자기실현’ 동아리 사람들을 만나서 내년 1년을.. 2020. 8. 4. #93> 겸손함과 검소함 Saturday, April 8, 2017 저번 주 한국에서 소위 상류층으로 분류되는 분의 댁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집에 들어서니 첫 느낌이 마치 카페 같기도 하고 또 더 안쪽을 둘러보니 갤러리 같기도 합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그분 성함을 검색해보면 그분 약력이 소개되는데 일반 사람이 만나 뵙기 힘드신 분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그 사모님이 만들어주신 파스타와 바케트 빵 그리고 무척이나 럭셔리 해 보이는 향신료 등은 그 집의 인테리어와 잘 어울려 마치 내가 어느 고급 카페에서 식사를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합니다. 그분들이 살아오신 이야기 그리고 본인 업 (業) 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를 듣고 있으면 그분들의 삶에서 겸손함이 느껴집니다. 이재 (理財)에 능통하신 분들이 아닌 본.. 2020. 8. 4. #92> 클로저 Monday, March 27, 2017 시작은 거창하지만 마무리는 초라해지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대학시절 영어 공부해 보겠다고 새벽에 영어학원을 신청하고 3~4번 가다 보면 어느새 그 새벽반 학원은 내 삶의 반경에서 멀어져 버린 경험, 새해에 거창하고 계획을 세워놓고 며칠이 지나다 보면 언제 계획을 세웠냐는 듯이 무감각해지는 경험, 무엇인가를 꾸준히 읽고 싶어 구독한 잡지가 어느 순간 펼쳐지지도 않은 체 쌓여만 가는 것 등등 나의 시작은 늘 거창하지만 그 마무리는 그 시작의 거대함에 비해 무척이나 초라해 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 마무리의 초라함이 어떤 목표에 대한 실패만을 의미하진 않을것입니다. 마무리의 초라함을 실패로 규정한다면 마무리의 퀄리티는 현저히 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마무.. 2020. 8. 4. 91> 명작 Wednesday, December 21, 2016 얼마 전 컴퓨터 폴더에서 8년 전쯤 작성한 개인 이력서 (CV)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 당시 대학을 막 졸업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 위해 만든 이력서일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였는지 가늠하기가 힘들 만큼 시간을 투자하고 만들었던 내 첫 CV 임에는 틀림없습니다. 8년이 지나 다시 그 CV를 꺼내보니 나도 모르는 탄식과 얼굴의 화끈거림이 느껴집니다. 어떻게 이런 형편없는 CV를 만들었고 또 그것을 당당하게 내가 가고자 하는 곳에 제출했는지 의문일 정도의 형편없이 수준 낮은 CV입니다. 과거 회사 신입사원 연수 시절 들었던 강연이 생각납니다. 나이 지긋한 회사 내 어느 분이 강사로 오셔서 신입사원들에게 강의.. 2020. 8. 4. #89> Discomfort Thursday, October 13, 2016 I stayed in Amsterdam last Friday to look around the city. Friday night fever was amazing in Amsterdam and all city seems super busy. That was my impromptu journey in Amsterdam so I couldn’t find any rooms to sleep at night. All hotel rooms were fully booked and it looked like I had to go back to Wageningen at late night. I lastly stopped by a small hotel to ask whethe.. 2020. 8. 4. #87> 테크놀러지 Saturday, September 17, 2016 얼마 전 Den Hagg를 갔습니다. 오랜만에 몇몇 사람들과 함께 큰 도시로 가서 식사도 하고 바닷가에 가서 여유를 즐겨보았습니다. 저녁식사는 한인식당에서 먹기로 하고 인터넷으로 식당을 찾던 중 식당 별점이 높은 한인식당을 찾아서 그곳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그 식당 내부는 무척이나 허름해 보입니다. 손님은 많은데 그 손님을 감당하기는 약간 힘들어 보이는 좁은 부엌이 그날따라 무척이나 더 비좁아 보입니다. 음식을 주문하고 식사를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우리의 대화시간이 음식이 나올 시간보다 훨씬 더 길어지고 있다고 느껴질 때쯤 첫 번째 음식이 나오게 됩니다. 식사를 하면서 불편한 점들이 계속 생겨도 북적되는 식당.. 2020. 8. 4. #85> 청춘 Monday, May 9, 2016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2006년에 개봉한 영화로 기억하는데 당시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가 얼마 전 우연히 그 영화의 소개 영상을 보고 나서 내용에 관심이 생겨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내용 중에 주인공이 직장상사 (메릴 스트립 역) 에게 실수에 따른 질책을 당하고 주위 동료를 찾아가 자신은 최선을 다했는데 그녀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얘기합니다. 그러자 그 동료가 ‘너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고 그냥 칭얼대기만 했을 뿐이다’라고 반박합니다. 수많은 사람이 이 패션잡지 회사에서 죽기를 각오하고 일하고 있는데 너는 잠시 스쳐가는 곳으로 밖에 여기지 않으면서 어떻게 그녀에게 칭찬을 받기를 원하냐’라는 말합니다. 그 말에 여자 주인공은 생각을 .. 2020. 8. 4. #82> 퇴수(退修) Sunday, February 28, 2016 한 세대를 풍미했던 운동선수나 유명인이 시간이 지나 대중의 뇌리 속에서 잊히고 평범한 일반인이 되어 TV 속에 등장하는 장면을 종종 보곤 합니다. 그들의 젊은 시절 혹은 전성기 때 세상을 호령할 것만 같았던 그 에너지는 이제 시간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법칙 아래 삶의 연륜으로 바뀌어 평범함이라는 일상을 인정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주는 듯합니다. TV 속에 과거의 한 유명인이 등장합니다. 누군가와 같이 거리를 걸으며 지난날을 회상합니다. 사람이 많은 거리를 걸어도 아무도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합니다. 과거 그는 이렇게 거리를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듯합니다. 늘 수많은 인파에 둘러싸여 있었고 늘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 2020. 8. 4. #80> 소통 Friday, February 19, 2016 이번 주 점심시간 중 학교 내에 작은 공연이 있어 관람하러 갔습니다. 공연자들이 현대무용 같은 춤을 추면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행위예술가 같아 보입니다. 그리고 30분 동안 이해해 보려고 무척이나 애썼음에도 도저히 버틸 수 없어 그 자리를 나오면서 드는 생각은 ‘과연 그들은 무얼 하고 있었을까?’였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통해 관객들에게 무엇인가를 전달하려고 했음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만일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그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그 내재적 의미를 찾았겠으나 저 같은 예술 감각이 바닥인 사람은 무척이나 무료한 시간으로 밖에 다가오지 않는 듯합니다. 문득 소통이라는 단어가 생각납니다. 그들은 .. 2020. 8. 4. #79> 기회 Sunday, February 14, 2016 저번 주 재시험을 쳤습니다. 수업을 다 이수하고 시험을 친 후 5.5 점 이하를 맞으면 해당 과목에 대해서 과락을 받게 됩니다. 상대적 평가는 하나도 없이 그냥 변별력이 높은 시험이면 90%가 과락을 할 수도 있고 운 좋게 과락을 면한 나머지 10%의 점수도 그다지 높지 않은 채로 마무리되는... 어찌 보면 사회주의 같은 유럽 국가에서 시험제도는 강한 자만 살아남는 신자유주의 체제에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 같아 보입니다. 이런 제도 속에 머물다 보니 학부시절 과락 하나 없이 열심히 살아온, 교육시스템이 다른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 그때보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했음에도 fail이라는 결과를 맞이했을 때 겪는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무척이나 큰 것 같아 보입니.. 2020. 8. 4. #77> 균형 Tuesday, February 2, 2016 예전 놀이동산에 가면 늘 보던 놀이기구 중 하나는 ‘탬버린’이라는 것입니다. 어느 곳에서는 ‘디스코 팡팡’ 이라고도 부르는데 각기 이름은 달라도 그 기구의 기능은 평평한 원모 양의 놀이기구에 사람을 태우고 회전하는 것과 동시에 기구 아래에서 충격을 줘서 사람들의 균형을 잃게 만들어 여러 방향으로 사람들을 쓸어내리는 것입니다. 예전 대학시절 놀이공원을 갔을 때 그 기구에 타서 자기가 앉은자리에서 튕겨나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사람들을 재미있게 보다가 문득 이 모습이 우리의 삶에서 각자가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균형(balance)의 개념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놀이기구에서 한번 균형을 잃어 놀이기구의 이곳 저곳을 균형감각 없이 왔다 갔.. 2020. 8. 3. #75> No Cam Saturday, January 16, 2016 얼마 전 어느 배우의 오디션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떤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 배역 공모를 위해 오디션을 진행했는데 그 역을 맡은 배우가 배역을 따내기 전의 오디션 영상입니다. 카메라를 바라보고 연기를 하며 카메라 앵글 속 그리고 카메라 너머의 사람들에게 자신이 아닌 그 역할에 대한 연기를 시작합니다. 아무도 보는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 예전 대학시절 읽었던 책 제목입니다. 당시 대학 1학년 때 기독 동아리에 가입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필독서라며 선배가 건네준 책입니다. 사실 책 내용은 거의 기억나지 않은데 책 제목은 이렇게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제목에서 주는 충격이 무척이나 컸나 봅니다. 고등학생 때 당시 다니던 교회에서 일요일마.. 2020. 8. 3. 이전 1 2 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