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22, 2020
이번 주말에 두건의 온라인 회의가 있었습니다. 한시간 간격을 두고 시작되는 미팅이여서 첫번째 회의에 참석하고 두번째 회의가 시작될 시점에서 첫번째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한뒤 두번째 회의로 옮겨갔습니다. 두번째 회의에서 잠깐 쉬어가는 시간이 생겨서 궁금한 마음에 첫번째 회의로 다시 접속하여 들어갔습니다. 그곳 사람들이 두번째 회의가 끝났냐고 물어서 잠시 쉬는 시간이라 얘기하며 두번째 회의에서 있었던 잡다한 얘기를 하던 중 두번째 회의에서 참석중인 다름 멤버에게 메세지가 온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이크가 켜져 있어서 하시는 말씀이 다 들려요"
순간 아차 하는 마음에 두번째 회의의 온라인 프로그램을 확인해 보니 마이크 끄는 것을 깜빡한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아마 30초 정도 내가 첫번째 회의 사람들과 나눴던 잡다한 얘기들을 두번째 회의에 참석중인 사람들이 아마 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순간 오싹해 집니다. 마이크가 켜져 있다고 메세지를 주신 분에게 혹시 '제가 말 실수 한게 있을까요?' 라고 물어봅니다. 그분이 전혀 그런게 없었다고 하지만 쉬는 시간이 끝나고 계속 회의가 이어지는 순간에도 마음 한구석이 무척이나 불편함을 느낍니다. 첫번째 회의나 두번째 회의나 다 공적인 성격의 회의여서 친구들과 대화하듯 말을 쉽게 하지 않았음은 분명하지만 나도 모르게 내가 했던 말들이 다른 누군가가 듣고 있었다는 생각에 약간은 그 상황의 불편함에 대한 감정은 지울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보는이 없을때 당신은 누구인가?
대학시절 읽었던 책 제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문득 그날 내가 겪었던 그 상황에서 문득 이 책 제목이 생각이 났습니다.
진정한 내 자신의 모습은 저녁 시간 아무도 없는 방안에 혼자 있을때 내가 하는 일련의 행동들 이지는 않을까?
과거 인터넷에 헬스장의 한 고객이 그 헬스장 운영자에게 피티 시간 조정이 가능한지 문자로 문의했고 그 운영자는 아주 친절하게 시간을 옮기는 것에 문제없음을 설명하는 카톡글 캡쳐가 올라 왔었습니다. 그리고 문제는 다음 캡쳐였습니다. 그 헬스장 운영자는 자신의 친구에게 '뚱땡이가 시간을 옮겨서 우리 약속시간을 조금 늦추자' 라고 메세지를 보냈는데 실수로 그 메세지를 그 고객에게 발송하게 됩니다. 그 운영자는 그 고객에게 계속되는 사과의 메세지를 보냈지만 결국 그 고객과는 완전 관계가 틀어지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말도 습관입니다.
나 혼자 있을때 혹은 거리낌 없는 친구와 있을때 쉽게 내뱉는 말들은 언젠가 나도 모르게 마이크가 켜져 있어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을때 찾아오는 곤혹스러움을 맞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평소 내가 하는 말들에는 타인을 향한 조롱, 비아냥 혹은 무시의 단어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제된 말, 행동들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겠습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내 말과 행동들을 비추는 마이크 혹은 비디오가 켜져 있었더라도 내가 했던 모든 말과 행동에는 어떤 작은 부끄러움 혹은 불편함도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늘 '아무도 보는이 없을때 당신은 누구인가?' 라는 이 문장을 기억하며 내 행동 하나하나에 세심함을 가져오는 언행의 습관을 길러야 겠습니다.
Sunday, November 22, 2020 @ Lleida, S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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