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단어

Sunday, January 03, 2021

 

얼마 전 작은 스테이플러 하나를 구매하기 위해 마트를 방문했습니다. 스테플러 하나를 사고 나올려고 하는 순간 구석에  서적 코너가 눈에 들어와 그곳으로 가보게 됩니다. 모든 책들이 스페인어로 되어 있어서 사실 마트를 방문해도 서적 코너로는 발길이 잘 안 가게 되곤 했었는데, 새해 다짐으로 스페인어 라도 읽을만한 책이 있으면 스페인어도 공부할 겸 읽어 보겠다는 다짐으로 서적 코너에서 여러 책들을 살펴보게 됩니다. 스페인어로 된 책들 중에 전혀 모르는 내용의 책을 구매하면 몇 페이지 읽고 중도 포기하게 될 것 같아 한국어든 영어든 전에 읽어본 책들 중에서 스페니쉬 버전으로 나온 책들이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던 중에 시크릿 책이 눈에 들어옵니다.

 

시크릿 책은 한국어로 읽었고 내용이 너무 좋아 영문판 책을 다시 읽었었는데 이렇게 스페니쉬 버전이라도 시크릿 책을 보게 되니 비록 읽기 힘든 스페인어 라도 대충 내용을 생각하며 읽을수 있겠다 라는 생각에 2021년 새해 첫 책으로 시크릿 스페인 버전, El Secreto 를 덥석 구매합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첫 장을 펼치는 순간 단어 하나하나를 공부해야 하는 수많은 문장들이 내 눈앞에 펼쳐집니다.

 

지금부터는 독서가 아닌 단어장 작성의 시간이 됩니다. 단어 하나하나의 뜻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하나의 문장을 꼼꼼히 해석해 봅니다. 

 

La positividad comenzó a reflejarse en mi vida en forma de felicidad, salud, riqueza manterial y relaciones sociale.

 

'긍정은 행복과 건강, 물직적 부 그리고 관계성의 형태로 내 삶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라는 문장입니다. 이 문장 하나를 해석하기 위해서 10개 정도의 단어를 찾고 그 뜻이 무엇인지를 확인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읽을때 이렇게 꼼꼼히 단어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며 읽었던 적이 언제였던가?

 

아이러니하게 한국어로 된 책을 읽을 때 더 집중이 안되곤 합니다. 이유인즉, 문장 하나를 너무 쉽게 스쳐 지나가듯 읽는 습관 때문입니다. 어떤 문장을 읽을 때 대충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대략적인 흐름이 보여서 인지 대충 스쳐 지나가면서 읽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책이 말하는 전체적인 내용은 무엇인지 기억이 나는데 그 행간의 의미는 사실 쉽게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논문을 읽을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논문은 특정 주제에만 맞게 사용되는 전문적인 의미의 영어 단어들이 존재하는데 한국어로 된 논문에서는 그 단어들을 알 수 없기에 같은 개념을 설명한다 해도 그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쉽사리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어 논문에서 특정 단어는 한국어가 아닌 영문 단어 그대로를 사용해 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그런 논문들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특정 단어가 모여 문장이 되고 그 문장들이 모여 스토리가 됩니다. 소설속의 스토리이든 인생의 스토리이든 그것을 구성하는 것은 그 스토리 자체 이기 이전,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단어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하루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내 자신을 설명하는 특정 단어들을 가지고 있는가?

 

내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특정 키워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중요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그 단어들만 명확하다면 내가 원하는 여러 삶의 스토리를 그 단어를 사용해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 "나는 ~ 이다" 라는 나를 결정하는 단순 문장보다는 어떤 문장이든 조합이 가능한 나만의 키워드 단어를 만드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 같아 보입니다.

 

나를 설명하는 7개의 키워드를 만들었습니다. 아직은 업(業) 에 관련된 것이 주된 키워드이지만 훗날 여러 영역으로 확장되어 나를 설명하는 더 많은 단어들이 생겨나길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이런 단어들이 모여 독특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그 스토리가 내 삶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Sunday, January 03, 2021 @ Lleida, Sp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