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December 11, 2007
얼마 전에 랩에서 일을 하다가 손에 많은 가시가 박혔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잡초 같은 풀들을 GRINDLING 기계에 넣고 갈아서 분말을 만들어 보관하는 일을 요즘 하고 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손에 수많은 가시들이 박혀 있습니다. 오늘에서야 뭔가를 쥘 때 손에서 따끔거리는 게 느껴지니 며칠 동안은 박혀 있는 줄도 모른 체 지낸 모양입니다. 빼려고 해 봐도 너무 작아서 쉽게 빠지지가 않습니다. 이 작고 작은 가시 하나가 사람을 이리 성가시게 하니 작아 보이는 문제도 그다지 쉬운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 삶에 여전히 박혀 있는 가시 같은 존재가 여전히 있을까?"라는 생각을 문득 해봅니다. 너무 작아서 신경조차 쓸 여유가 없지만 여전히 내 삶 한가운데 깊게 박혀있어 가끔 나를 성가시게 하는 가시 같은 존재 말입니다. 내 성격, 성향, 습관, 경험, 관계성 등등 이 많은 어느 곳에 작고 작은 가시가 하나 박혀 있어서 가끔 나를 성가시게 하고 빼려고 노력해도 잘 빠지지가 않은 그런 작은 가시들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가끔 “이러면 안 되는데” 라며 내 삶에 제동을 걸 때가 있습니다. 다른 누군가는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부분에서도 내 가치관, 생각과 다른 어떤 일들이 내 삶에서 행해질 때 가끔 하는 일을 멈추고 곰곰이 그것에 대해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결론이 나면 그 문제에 대해 뒤돌아 서지만 어느 순간 다시 그 문제를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작아 보이는 문제들 근데 그것들은 어느새 내 삶에 오랫동안 깊숙이 박혀있는 작은 가시였군요.
사람들을 사랑하기가 힘듭니다. 사랑하는 척은 여러 번 해본 거 같은데 진심으로 사람들을 사랑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나는 내 목표와 꿈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자주 그것들에 침범해 오는 사람들을 사랑하기가 힘듭니다. 작은 시간이면 될 텐데 내가 내 삶에 투자하는 많은 시간 중에 아주 작은 시간만이라도 사람들에게 투자하면 좋을 텐데 조금만 더 관심 가져주고 이해해주려고 노력하면 좋을 텐데 그런 작은 감정조차 내 삶에서 지워버리려 하니 난 참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어느새 이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삶에 아주 깊게 박혀 있는 문제가 됐군요.
오늘 밤 집에 가서 손에 박혀있는 가시들을 하나둘씩 빼내야겠습니다. 가만히 놔두니 점점 곪아가려 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박혀있는 가시들을 빼내야겠습니다. 그리고 내 삶에 박혀 있는 가시들 역시 빼내야겠지요~시간이 걸릴지라도 천천히 하나둘씩 빼내서 오랫동안 박혀있던 곳에 상처를 잘 치유해야겠군요. 사람들을 향한 마음에 박혀있는 가시부터 빼내야겠습니다. 오랫동안 방치해 놔서 빼기 무척 힘들겠지만 천천히 가시를 없애고 그 상처에 사랑이라는 감정의 연고를 깊게 바르겠습니다.
Tuesday, December 11, 2007 @ Ames, IA
'생각 셋 (in USA)'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 행복한 야채장수 (0) | 2020.07.26 |
---|---|
#9> 익숙한 것과의 결별 (0) | 2020.07.26 |
#7> 늦가을의 Nat King Cole을 좋아하시나요 (0) | 2020.07.26 |
#6> 꿈을 꿉니다 (0) | 2020.07.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