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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하나 (in Korea)

#112> 1999

by 엘트리고 2020.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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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17, 2017

 

얼마 전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에 수능이 연기되었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했습니다. 평소에는 그렇게 큰 관심이 없었던 수능 시험이었는데 지진으로 인해 시험이 연기되었다는 소식에 조금 관심을 가지고 올해 수능에 대해서 찾아보던 중 이번 수능을 치게 될 학생들의 출생 연도가 1999년이라는 관심 있는 숫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유인즉, 1999년은 제가 대학에 들어간 년도이기 때문입니다.

 

한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유년기, 사춘기를 보내고 이제 성인이 되어 대학에 들어올 나이가 된 그 시간의 간격이 1999년 대학을 입학한 시점에서 현재의 내가 서 있는 이 시간의 간격과 동일하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소름돋게 합니다. ‘한 사람이 세상에 나와 어른이 되어가는 그 길고 긴 시간과 동일한 간격인 나의 시간들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과거를 무척이나 회상하게 만드는 오늘입니다. ‘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

 

라는 죠지 버나드 쇼의 말이 기억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영화 스토리처럼

 

‘80으로 인생을 시작해서 점점 젊어져 간다면 우리는 우리의 젊은 시절을 더 소중히 여기며 살아갔을까?’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예전 뇌 과학을 연구하시는 한 교수님의 강연 내용이 생각납니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금방 지나가는것 처럼 느껴지는데 그 이유는 어릴수록 뇌신경세포의 정보 전달 속도가 빠르다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어릴수록 ‘세상을 더 자주 본다’ 고 합니다. 이는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프레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축구경기 중 카메라가 1초에 30번 프레임을 찍으면 그냥 축구경기이지만 1초에 3,000번을 찍으면 슬로 모션이 되는 것처럼 어릴 때는 세상을 슬로 모션으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는 세상을 빨리 샘플링 하기에 슬로 모션으로 살지만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듬성듬성 샘플링 하기에 1년이 금방 흘러가 버린다는 것입니다. 이 강연에서 ‘그렇다면 어떻게 나이가 들더라도 세상을 더 자주 볼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으로 ‘집중’이라는 단어를 제시했었습니다. 집중하는 순간 더 많은 정보전달이 뇌에서 이루어지기에 집중하는 순간의 기억은 뇌에 슬로 모션으로 입력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수능을 치는 학생들이 자신의 생애를 되돌아 보는 그 순간은 지금의 내가 대학 입학 후 현재 까지를 되돌아보는 순간에 비해 무척이나 느린 슬로 모션일 것은 분명하기에 그 시간의 간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비록 그 프레임의 속도는 다르다 할지라도 그 속도 차이를 그냥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더 자주 보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그렇기에 오늘 일상에 집중해야겠습니다.

 

그래서 훗날 시간이 흘러 오늘을 되돌아봤을 때 많은 순간순간의 장면들이 슬로 모션으로 내 기억 속에 입력되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Friday, November 17, 2017 @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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