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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넷 (in Netherlands)

#63> 조각

by 엘트리고 2020.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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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21, 2015

 

올초부터 일정관리를 위해서 다이어리가 아닌 구글 달력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쁘게 이동할 때 다이어리를 체크하는 횟수보다 핸드폰을 보는 횟수가 더 많은걸 깨닫고 구글 달력을 핸드폰과 동기화해서 중요한 약속이나 일과를 구글 달력에 기록해 놓고 핸드폰으로 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좋은 점 중 하나는 30분 전 핸드폰이 알림을 줘서 약속이나 일정을 잊어버리지 않게 해 주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장점을 주로 이용하다보니 어느 순간 중요한 약속이나 일정이 아니라 나의 24시간을 모두 기록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수면시간, 그리고 무언가를 시작한 시간, 그리고 마무리 한 시간 등등 을 기록하고 달력 view를 월간이 아닌 주간으로 바꾸면 이 각각의 시간이 마치 조각처럼 나눠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시간 조각들이 세밀하게 나눠져 있는 날과 거의 큰 조각 몇 개로 나눠져 있는 날, 혹은 조각이 하나도 없는 날 등으로 심하게 나눠져 있게 됨을 깨닫게 됩니다.

 

이 시간의 조각들이 모여 나의 하루가 됩니다.

 

나의 하루는 이 조각들이 어떻게 나눠졌고 어떤게 이용되었느냐에 따라 그 성격이 결정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하루의 조각이 일주일, 한 달 그리고 1년을 이루는 작은 구성요소 같아 보입니다. 아주 작은 시간의 조각 하나에 나의 하루가 즐거워질 수 있고 또 아주 큰 시간의 조각 한 덩어리가 나의 하루를 망쳐놓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보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체 빈둥거리며 보내버린 나의 하루에는 뭐라고 규정할 수도 없는 큰 조각 하나 가 생겨버리기고 그 큰 조각은 나의 하루를 거의 다 차지하고 혹은 나의 일주일 혹은 한 달에도 그대로 박혀 있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들기 때문입니다. 대신 꼭 해야 할 것을 그 시간에 맞춰 마무리한 후 기록한 그 작은 시간 조각 하나는 그 하루 전체를 성공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 같은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아 보이고 그 작고 세밀한 시간의 조각들이 계속 나의 내 삶에 촘촘히 박혀 나의 한 달 혹은 1년을 가득 채울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듭니다.

 

삶의 시간들을 지속적으로 조각해 나가야 겠습니다.

 

그래서 나의 일상에 좀 더 세밀하고 촘촘하게 시간의 조각들을 많이 만들 수 있는 '시간의 조각가' 가 되어야 겠습니다.

 

Monday, September 21, 2015 @ Wageningen, Nether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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