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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핵심

by 엘트리고 2020.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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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February 10, 2016

 

글을 읽다 보면 도저히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여러 번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가 힘들어 여러 번 읽다 보면 문장 사이에 작은 접속사 혹은 조사 하나가 들어갔을 때 비로소 앞뒤 문장의 문맥이 연결이 되고 비로소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이해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또 어떤 문장은 무척이나 난해해 보이지만 중간에 마침표 혹은 쉼표 하나가 첨가되면 그 난해한 문맥들이 조금이나마 이해되기도 합니다.

 

단어 하나 때문에 문장의 성격이 바뀌기도 하고 혹은 논란이 될 수 있는 의견이 다른 적절한 단어의 사용으로 인해 쉽게 바뀔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 공증을 받으러 법률사무소를 방문한 경험이 있습니다. 채무관계의 확인을 위해서 채무자인 저와 채권자였던 지인이 함께 법률사무소를 방문해서 저희가 작성했던 채무 계약서의 공증을 받는 자리였는데 당시 변호사분께서 저희의 계약서를 보시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을 말씀해주신 기억이 납니다. 당시 기억에 남는 말씀들은 특정 문구 하나를 지적하시며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저해할 요지가 있어 헌법에 위배될 수도 있는 계약서상의 문구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몇십 분 동안 계약서상의 내용은 유지하되 그 문구 하나를 바꾸기 위해서 얘 쓰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일반인이 볼 때 이 말이나 저 말이나 똑같아 보이지만 한 문구는 헌법에 위배되는 문구이며 다른 문구는 법률안에서 통용되는 문구인 것입니다.

 

하찮아 보이는 접속사, 조사 혹은 단어 하나에 그 어렵고 난해했던 문장이 이해가 되고 때로는 그 문맥이 법률안에서 통용되는 문구로 재 탄생됩니다.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아실 텐데 소총 부품 중에 ‘공이(firing pin)’라는 것이 있습니다. 작은 바늘같이 생긴 부품인데 하찮아 보이는 이 작은 부품이 없으면 소총이 발사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공이의 끝부분의 송곳 같은 부분이 탄알의 뇌관을 쳐서 탄알이 발사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잘 보이지 않은 작은 부품으로 하찮아 보일 수 있으나 사실은 소총의 기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내가 쓰는 문장 혹은 말에 있어서 이런 ‘공이’가 잘 자리 잡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나의 언어가 난해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쉽게 남들과 잘 소통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타인의 글에서도 그 공이를 잘 발견해서 각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잘 파악할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때론 타인의 글에서 핵심을 파악하기 힘든경우 과거 법률사무소에서 그 변호사분이 그리 하셨던것 처럼 그 글을 핵심을 도출할수 있는 공이를 필요한 위치에 잘 설계할수 있는 생각의 편집자가 되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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