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ugust 23, 2015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한때 대한민국 서점가를 휩쓸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영어 제목으로는 justice로 기억하는데 한국어 제목으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는 물음에 한때 베스트셀러가 된 책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justice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definition을 설명하는 정의(定義)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책으로 우리 시대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면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요즘들어 정의(定義)의 부재에 살고 있는 듯합니다. 소셜 미디어 시대에서 짧고 단편적인 지식만 습득해서 그런지 어떤 개념에 대해서 정확히 그것이 무엇인지를 명쾌하게 정의 내리기가 힘듭니다. 사전적 의미의 정의(定義)는 ‘어떤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함’을 의미합니다. 현상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어서인지 혹은 즉흥적인 사고방식 때문일 런지 그 현상에 대한 명백한 규정을 내리기가 힘이 듭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쉽게 여겨질수록 그것에 대해 정의 내리기는 더욱 힘든 것 같습니다.
쉬운 것이 하찮은 것이 분명 아닐진대 아마도 쉬운 것과 중요한 것에 대한 상관관계를 무척이나 혼동하고 있는 듯합니다.
분명한 정의를 내릴 수 없게 되면 잡다한 지식이 모여 결국 예시로 그것을 설명할 수밖에 없어집니다. 얼마 전 제 분야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특정 개념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명백하게 규정할 수 없어 잡다한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너무 기본적인 개념이어서 정의를 내린다는 생각조차 안 해본 것이라 후에 그것의 정의가 무엇인지 궁금해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정의를 내림에 있어 가장 기본은 그것을 가장 잘 규정하는 핵심 단어(keyword) 선정에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무엇인가를 규정한다는 것은 결국 그것에 대한 핵심 단어를 얼마나 정확히 얘기할 수 있는가로 이어집니다. 문득 8년 전 대선 때 대통령 후보의 TV토론회를 본 기억이 납니다. 당시 가장 대선에 유력한 특정당 후보가 토론회에 나와 패널들과 토론하던 중 당시 그 후보의 도덕성 문제가 계속 터져 나와한 패널이 ‘정의(justice)와 정직에 대해서 구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한 것이 기억납니다. 정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업가의 정의와 종교인의 정의는 분명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직도 사람에 따라 다를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그 후보가 ‘다를 수 있다’라고 답하니 그분이 바로 하신 말씀이 ‘정직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인데요?’라고 말씀하신 것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분은 정직에 대해 정확히 규정하실 수 있는 분이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정의(定義)를 정확히 내릴 수 있어야 용어의 혼동, 사고의 혼동 혹은 행동의 혼동을 막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단지 사전적 의미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영역에서 나만의 정의를 명확히 규정하는것도 무척이나 중요할것 같습니다. 과거 강점에 대해 고민 했읗때가 생각납니다. 이제껏 강점을 단지 사전적 의미로 ‘남보다 뛰어난 것’ 으로 규정해버려 나는 강점이 전혀 없는 사람으로 치부되곤 했었는데 내가 내린 나만의 강점에 대한 정의는
‘반복, 만족, 성취의 과정이 수반되어야 하는 일관성 있는 능력’
이었습니다. 그 시간 이후 나는 무엇에 강점이 있는가를 생각할때 늘 반복, 만족, 성취 그리고 일관성이라는 키워드를 늘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뿐만 아니라 강점에 대한 착각으로 오는 혼동을 많이 줄여나간것도 사실입니다.
내 삶의 구석구석의 영역에서 정의를 분명히 내릴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엇인가에 대해 정확히 정의 내리지 못하고 규정하지 못해서 나를 나답게 하지 못하는 생각과 행동들은 없는지 되돌아봐야겠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상황에 맞는 정확한 키워드를 생각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고 사고하는 정의로운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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