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트리고 2020. 8. 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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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March 27, 2017

 

시작은 거창하지만 마무리는 초라해지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대학시절 영어 공부해 보겠다고 새벽에 영어학원을 신청하고 3~4번 가다 보면 어느새 그 새벽반 학원은 내 삶의 반경에서 멀어져 버린 경험, 새해에 거창하고 계획을 세워놓고 며칠이 지나다 보면 언제 계획을 세웠냐는 듯이 무감각해지는 경험, 무엇인가를 꾸준히 읽고 싶어 구독한 잡지가 어느 순간 펼쳐지지도 않은 체 쌓여만 가는 것 등등 나의 시작은 늘 거창하지만 그 마무리는 그 시작의 거대함에 비해 무척이나 초라해 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 마무리의 초라함이 어떤 목표에 대한 실패만을 의미하진 않을것입니다. 마무리의 초라함을 실패로 규정한다면 마무리의 퀄리티는 현저히 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마무리의 초라함은 내가 시작할 때 품었던 그 거대한 목표는 담을 수 없었을지언정 내가 시작한 일에 대한 마무리하는 것을 등한시하는 무책임한 자세를 의미할 것입니다. 과거 대학 동아리 활동을 할 때 이 동아리에서 내가 더 이상 얻을 것이 없고 내 시간만 낭비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 동아리를 그만둬야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습니다. 어제까지 나와 함께 그 동아리에서 무언가를 같이 했고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들에 대한 예의라면 그들에게 내가 동아리를 왜 그만두는지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맞는 행동일 것입니다. 당시 어린 나이에 그런 어색함 혹은 내게 돌아올 핀잔이 무서웠던지 그 동아리 인원 1명에게 ‘나는 동아리 활동을 그만둘 테다.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해달라’라고 말하고 그 동아리를 나온 적이 있습니다.

 

마무리의 퀄리티가 현저히 낮을때의 특징은 그곳으로 단순하게 회귀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예전 직장생활을 할 때 과거 직장을 그만둔 사람이 다시 전 직장을 방문해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분명 이 사람은 이 직장을 그만둘 때 그 마무리의 퀄리티가 높아서 다시 그곳을 방문해도 큰 거리낌이 없는 경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 마무리의 퀄리티가 현저히 낮은 사람은 담소가 아니라 꼭 필요한 경우라도 다시 그곳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입니다.

 

거절은 마무리의 퀄리티가 가장 쉽게 드러나는 경우인 것 같습니다. 무엇인가를 거절할때 또는 거절당할 때 나는 더 이상 이 조직 혹은 사람과 관련이 없으니 매몰차게 혹은 무책임하게 뒤돌아 서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시작했던 일의 책임감을 느끼며 잘 정리된 마무리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내가 거절 혹은 거절당한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나 마무리의 퀄리티는 현저히 차이가 날 것이며 그 퀄리티로 인하여 내게 새로운 기회가 다시 찾아올 것 같아 보입니다.

 

시작보다는 마무리에 더 신경을 써야 겠습니다.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으나 마무리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기에 내 삶의 영역에서 내가 시작한 일에 대한 마무리의 퀄리티를 높여나가는 수준 높은 클로저가 되어야겠습니다. “

 

시작만큼 중요한 끝맺음
마무리를 잘해야 진짜 성공할 수 있다
과정을 통해 얻은 경험
경험을 거쳐 만든 자신감
가장 강력한 무기는 오로지 자신만이 만들어낼 수 있다
클로저, 마무리는 퀄리티다”

- 예전 야구 다큐멘터리에서 인상 깊었던 문구 

 

 

Monday, March 27, 2017 @ Wageningen, Nether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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