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트리고 2020. 8. 3. 18:54
반응형

Tuesday, February 2, 2016

 

예전 놀이동산에 가면 늘 보던 놀이기구 중 하나는 ‘탬버린’이라는 것입니다. 어느 곳에서는 ‘디스코 팡팡’ 이라고도 부르는데 각기 이름은 달라도 그 기구의 기능은 평평한 원모 양의 놀이기구에 사람을 태우고 회전하는 것과 동시에 기구 아래에서 충격을 줘서 사람들의 균형을 잃게 만들어 여러 방향으로 사람들을 쓸어내리는 것입니다. 예전 대학시절 놀이공원을 갔을 때 그 기구에 타서 자기가 앉은자리에서 튕겨나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사람들을 재미있게 보다가 문득 이 모습이 우리의 삶에서 각자가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균형(balance)의 개념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놀이기구에서 한번 균형을 잃어 놀이기구의 이곳 저곳을 균형감각 없이 왔다 갔다 하던 사람은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와 심기일전하며 근처의 손잡이를 꽉 쥐고 있으나 순간의 방심으로 이해 다시 놀이기구의 바닥을 기어오르게 됩니다. 이것은 마치 내가 ‘이렇게 시간관리를 해야지 혹은 이렇게 절제력 있게 살아야지’ 하며 다짐하는 그 순간에서 어느 순간 되돌아보면 나는 내 자리에서 외부 저항에 맞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개념을 잃은 체 그냥 시간을 허비하는 내 모습을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외부 저항에 맞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 순간과 어느 시점에서 놀이기구의 바닥을 뒹굴고 있는 그 순간의 시간의 흐름을 왜 잘 인지하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가끔 해보게 됩니다. 아마 아이러니하게도 놀이기구의 바닥을 뒹굴고 있을 때가 더 재미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돌이켜 보면 그 놀이기구를 타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근처 손잡이를 꽉 잡고 힘을 주고 있을 때보다는 그냥 중심을 잃고 넘어져서 놀이기구 바닥을 이리저리 다닐 때가 아드레날린이 더 생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람은 재미있는것에 몰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대학시절 잠깐 머리를 식힌다며 PC방에서 쉬지 않고 게임을 하던 친구의 모습이나 공부하다가 잠깐 머리를 식히기 위해 ‘키에르케고르’의 책을 읽는 것이 취미라던 어느 철학과 학생 모두 다 자기가 재미있어하는 일에 몰두하는 것입니다.

 

문득 재미있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 되면 무척이나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놀이기구의 손잡이를 놓쳐 그 바닥을 잠시 뒹굴지라도 그것이 ‘자기패배’의 인식이 아닌 의미있는 재미있었던 시간으로 다가올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비균형적인 시간을 의미있는 시간으로 설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은 아마 균형감각을 잃어도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자신만의 재미있는 시공간의 설정’ 일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계획한 것을 실천하지는 못했지만 대신 그 시간 동안 ‘참 재미있게 잘 놀았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시간의 관리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Tuesday, February 2, 2016 @ Wageningen, Netherlands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