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트리고 2020. 8. 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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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November 2, 2015

 

얼마 전 무선 마우스가 작동하지 않아서 노트북 컴퓨터를 껐다가 다시 켜보기도 하고 마우스에 있는 리셋 버튼을 여러 번 눌러보기도 혹은 건전지가 닳아서 그런가라는 생각에 건전지를 뺐다가 다시 넣어보기도 하지만 마우스 커서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노트북 컴퓨터에 꽂혀있는 마우스 USB를 확인해보니 USB가 약간 컴퓨터에서 빠져나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마 가방 속에 넣어둔 노트북을 빼면서 USB가 약간 빠져나왔나 봅니다.

 

문제의 본질은 USB 연결불량인데 나는 마우스에서만 그 문제점을 찾아서 해결하려고 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유는 마우스는 지금 내 손에 쥐어져 있는 가장 크게 보이는 것이고 작은 USB 단자는 컴퓨터 끝에 붙어서 잘 보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순간 내가 마주하는 모든 문제들을 마주하는 인식이 위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의 본질은 가장 기본적이고 어찌 보면 단순하고 가장 작은 부분일 텐데 어느 순간 내가 손에 잡고 있는 큰 상황에만 집중한 체 거기에서만 무언가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지는 않은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을 가장 늦게 확인하는 이유는 그것이 작고 하찮아 보이고 큰 것에만 더 많은 시선이 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전 스티븐코비의 책 중에서 시간관리 메트릭스에 대한 부분이 생각납니다.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2 사분면]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데 우리는 급하고 중요한 일[1 사분면] 혹은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3 사분면]에 일단 매달리고 그렇게 ‘전쟁’을 치르고 난 후에는 휴식이라는 명분 아래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4 사분면]에 우리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급하다’라는 상황은 마치 컴퓨터에 연결된 USB를 확인하는 과정은 무시된 체 그저 마우스만 붙잡고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하는 상황처럼 문제의 본질은 이해하지 못한 체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한 체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바쁘면 본질은 늘 가려지게 됩니다. 예전 직장생활 중 1시간 안에 정리된 데이터 파일을 타 팀에 보내야 되는 상황을 맞이한 적이 있습니다. 3~4개의 결과를 하나로 합쳐서 보내야 되는 상황이라 급한 마음에 일일이 복사, 붙여 넣기를 해가며 시간에 맞춰 자료를 보내고 난 후 가만히 생각해 보니 30분만 어떤 엑셀 함수를 쓸까 생각해고 전략을 짜서 자료를 만들었으면 10분 만에 만들 수 있는 자료였음을 알게 됩니다. ‘1시간 안에’ 아는 긴급한 상황은 당시 나에게 생각한 시간을 가지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지고 일단 원시적인 방법으로 시간 안에 끝내야 된다는 생각만 가져다준 체 함수 2~3개만 조합했으면 10분 안에 끝나는 일이 본질이 긴급함에 가려지니 1시간이 걸린 것입니다.

본질은 아주 작고 간단합니다. 내가 그것을 복잡하게 만들뿐입니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늘 그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그래서 늘 내 시간의 영역이 시간관리 메트릭스의 2 사분면에 놓여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Monday, November 2, 2015 @ Wageningen, Nether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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