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정답
Tuesday, October 27, 2015
정답을 찾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해답을 찾는 것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정답 (正答)은 말 그대로 옮은 답을 얘기하며 해답(解答)은 그 답을 위한 다양한 접근방법을 얘기하기에 정답은 1개여도 해답은 여러 개일 수 있기 때문에 1개의 답을 찾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답이 여러 개 일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불편하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내가 사용하는 ‘애매모호하다’ 라는 말의 의미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정답을 못 찾겠다는 말과 같은 의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학 정답처럼 소수점 자리마저 정확한 1개의 답을 찾는 것이 노력의 결과인 듯 여겨지는 일상을 살아온 사람이 여러 개의 답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애매모호하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예전 정답에서 벗어난 삶을 살아보려고 노력할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철없음’이었습니다. 인생을 어떻게 사는가에 따른 정답은 분명 없을 텐데 내 나이에 맞는 삶의 정답이 존재하는 것처럼 자꾸 ‘틀렸다’라는 것이 강조되는 느낌을 많이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가끔 정답을 찾고 그것에 맞춰 사는 것이 정상적이고 또 안전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1개의 정답만이 존재하는 사회는 그닥 건강한 사회처럼 여겨지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역사인식이든 아니면 정치적 이념이든 혹은 삶을 바라보는 개인적 시각이든 1개의 정답만이 옳고 그 나머지는 틀렸다는 인식은 나를 나답게 만들지 못하고 다수를 따라가게 만드는 개인이 아닌 과거 전체주의로 이어질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정답에 길들여진 사회에 익숙해서 아직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무척이나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모두가 옳다고 하는 1개의 정답보다는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해답중 하나를 찾아 내 생각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워나가야겠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정답에서 벗어난 삶을 사는 것이 더 멋지게 여겨지도록 그 삶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