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통찰
Monday, May 4, 2015
얼마 전 이케아에서 작은 책장을 구매했습니다. 인터넷 사진으로 봤던 하얀색의 3 x 5 단의 책장이 조립 전 부품으로 집으로 배달되었을 때 수많은 나사와 패널 등을 조립하여 내가 봤던 그 하얀색의 책장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됩니다.
완성된 책장을 보기 전까지 설계도에만 의존해 그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가 무척이나 힘든 일을을 깨닫게 됩니다. 나사든 패널 앞뒤든 약간의 착각이 더해지면 내가 원하는 이쁜 하얀색의 책장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색깔이 지저분한 반대쪽 패널과 튀어나온 나사들이 보이는 보기 싫은 책장이 만들어지니 무척이나 세심한 작업을 해야 함에 틀림없습니다.
나사를 조였다가 풀었다가를 반복하여 계속해서 설계도를 보며 하나둘씩 퍼즐같은 패널을 맞춰 결국 하나의 큰 책장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완성된 책장을 보고 있으니 이제 설계도가 없어도 자연스럽게 다시 분해했다가 조립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깁니다.
문득 모든 일들이 이런 설계도와 완성된 책장같은 관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100% 형체를 알 수 없는 것에 우리는 그것을 목표라고 부르며 달려갑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 설계도 같은 세부적인 행동지침서를 만들어 지켜나가려 노력합니다. 목표에 다다랐을 때 지난 행동들을 돌이켜보며 이제 설계도가 없이도 쉽게 다시 만들 수 있는 통찰력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는 내가 결과라는 큰 그림을 이미 보았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합니다.
그 결과라는 그림을 보기전 그 그림을 상상하고 자유롭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통찰력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목표든 인간관계든, 학업이든 비즈니스든 굳이 결과에 의해 큰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그 큰 그림을 먼저 그려볼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굳이 나사를 조였다 풀었다 같은 시행착오 후 원했던 하얀 책장을 조립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부품을 먼저 살펴보고 어떻게 완성될 것인가를 좀 더 생각해보고 그래서 내 안에 이미 만들어져 있는 큰 그림에 기반해 하나둘씩 부품들이 조립되어 가는 그 과정이 즐거운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