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20> [북리뷰]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

엘트리고 2020. 7.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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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March 2012

 

'자신을 사랑하고 용서하며 그 사랑과 용서를 타인에게까지 적용하라' 

 

이 책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 볼 때 위의 문장이 가장 적합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이 책이 의미하는 바는 사랑과 용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과 용서는 참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하기를 원하고 또 사랑받기를 원하지만 반대로 누군가를 용서하기는 참 꺼려하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이유인 즉, 나 혼자 사랑한다는 것의 한계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사랑을 늘 확인하고 싶어 하고 내가 보여준 사랑의 감정만큼 다시 되돌려 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참 쉬어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처럼 되돌려 받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용서함으로써 단절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너를 용서한다. 그리고 끝이다.'라고 한다면 그 과정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용서의 개념에는 사랑은 결여된 것인가? 하는 반문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랑과 용서를 반대되는 개념이 아닌 같이 수반되어야 하는 삶의 과정으로 이해합니다. 사랑하기에 용서해야 하고 용서함으로써 사랑할 수 있게 되는 상호 보완적인 개념 말입니다.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물론 타인을 용서하는 것 또한 용서한다는 마음에서 더 나아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겠지요. 

 

과거의 실수나 자신의 한계,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 자기 자신을 용서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과정인 것 같습니다. 자신을 비하하고 혐오한다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고통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결국 자신에 대한 용서가 없는 사람은 자기 비하와 혐오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삶의 태도는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라고 자학하면서 나를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다른 사람들의 진심 또한 절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는 비극을 가져오게 됩니다.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용서 없이는 그 용서를 통한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결국 나는 한없이 초라해지는 사람일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20대 시절, 나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자책의 테두리 안에 나를 끝없이 비하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속해 있으면서도 소외감에 시달리던 적도 많았습니다. 결국 내가 만들어 놓은 내 자존심에 함몰돼 내가 정한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나 자신을 한없이 깎아내리고 비하했기에 타인의 진심을 받아 들일수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나 자신이 나를 하찮게 여기기에 남이 나를 좋게 여긴다 생각할 수 없었는지 모릅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용서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만든 실수, 실패 이 모든 것들은 삶의 과정이며 삶이라는 선물을 축복하고 고마워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삶은 직선이 아니라 파동이라 했던 것처럼 삶은 성공만이 있는 일직선이 아니라 성공과 좌절이 반복되는 파동의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한다면 타인 역시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은 누구 인가?'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나와 멀어져 버린 사람들, 그리고 그런 간격으로 인해 관계성이 부서진 많은 사람들에게 먼저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용서를 구하는 것은 내가 먼저 다시 다가가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다시 다가감으로써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 - 아이라 바이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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